나는 의류학과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취업을 바로 했는데, 오늘은 그 경험에 대해 주절주절 써볼 생각이다.
왜냐면 실패 경험이기 때문이다.
남이 실패한 경험도 많이 들어보면 저렇게는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드니까.
누군가의 인생 목표나 성공의 길에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해보자면
대학교 입학 그리고 서울상경
평범하게 대구에서 부모님을 벗어나겠다는 일념하나로 서울 변두리 여대에 입학을 하고
신나고 열정적이게 5년의 시간을 보낸 후 졸업을 했다.
의류학과 출신이 왜 경역학과를 3학년 때 복수전공을 했냐고 물어본다면
그것은 아마 그때 성적이 좀 좋은 학생들의 트렌드를 따라갔던 것 같다.
뛰어난 성적으로 복수전공 시도
나는 성적이 좋았다.
애초에 손재주가 있었던 나는 의류학과 수업이 그렇게 힘들지도 않았고, 재미도 있었는데 열심히 했으니까 성적이 좋은 건 당연했다.
얼마나 성적이 좋냐면 2학년때는 과탑이었다. 경영학과 복전은 09학번이 내가 대학을 다닐 때는 꽤나 힘든 것이었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 다들 나처럼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나처럼 보험 삼아 다른 전공도 하나 갖자는 생각에서 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힘들지 않게 복전을 할 수 있었다. 성적이 4.3/4.5 였으니까.
과탑을 했다는걸 왜 이야기하냐면, 그러니까 과탑을 한 나도 취업에 실패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다.
공부를 잘한다고, 성적이 좋았다고, 교수님들이 날 선호했더라도, 그런 것과 취직해서 일을 하는 것과는 별개이다.
그리고 실패를 했지만, 다시금 돌아돌아 지금은 더욱 원하던 것을 하고 원하는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도 말이다.
바잉 MD로 취업
그래서, 훌륭한 학생으로 살고 있을 때 경영학과 복수전공도 하고 있겠다 싹싹하고 공부도 잘하겠다 학교 교수님(포닥 강사님)의 추천으로 한 수입 바잉 회사의 md assistant로 취업을 하게 된다.
바잉md 란, 본사가 외국인 회사의 제품들 중 국내 시장에 맞는 제품들을 골라서 바잉 하여 국내 시장에 판매를 하는 일을 담당한다. 그 과정에서 제품과 연관되어 있는 일(시장조사, 제품 셀렉, 매장관리 등)은 전반적으로 모두 한다고 보면 된다.
10년 전에 바잉md는 최저시급이지만 야근이 많지 않고 가장 있어 보이는 일로 각광받고 있었다.
그래서 원래는 속옷디자이너가 되고 싶었던 나는 이런 절호의 기회를 신이 주신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입사를 하게 된다.
얼마나 입사 하고 싶었던지, 포트폴리오도 만들고 영어면접 준비도 해갔다.
참고로 나는 영어가 젬병인 사람이다. 여기서부터 불행은 시작되었다.
힘든 회사생활 시작
영어를 못하는 바잉md라,, 마치 앙금 없는 팥빵, 우유 없는 카페라테, 사과 없는 아이폰 그런 게 나였다.
그래서 업무는 배웠지만 영어 이메일쓰기, 본사에 전화 걸기 같은 것들은 항상 사수 과장의 컨펌을 받았고 항상 혼이 났다.
또, 엑셀작업 빠르게 하기 등은 성격이 급한 사수의 눈에는 차지 않았고, 나는 하나둘 업무에서 삐그덕 거리더니 매일 말리는 상황이 되었다.
학교 다닐 때는 잘 못하고 느려도 내가 시간을 들여서 찬찬히 하면 되었는데, 사회는 기다려 주지 않았다. 근데 또 야근하는 것은 싫어했다. 10명 정도 있는 소규모 회사에 나 혼자 남아 있으면 이상하니까 말이다.
생소한 단어들, 비슷해보이는 제품들, 익숙하지 않은 환경 등에 나는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매일 혼나는 와중에 들은 수많은 가스 라이팅 단어들은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어 갔다.
지금 뒤돌아 생각해보면 별것도 없는 일들이 였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사회 초년생은 그런것이겠지. 어렴풋이 과거를 기억해본다.
이렇게 하루하루 말리니까 변명만 늘어갔다. 일을 실수해서 혼이 나도, 혼내는 사수가 싫으니까 그냥 거짓말하고 대충 듣고 화가 나고 그랬다. 요즘은 인신공격을 한다던가, 업무 외적으로 괴롭게 하거나 주말에 연락하거나 하면 실례지만 10년 전만 해도 안 그랬다.
그리고 돈 적게줘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직종에 들어가게 되면, 심지어 그게 전문성도 그다지 필요 없을 때는 '취업자'가 '을'이다. 그렇게 되면 하대하는 경우가 더 많다.
진로를 바꾼 업계에서는 그런 하대나 을의 포지션이 아니라서 한결 편한 입장이 되어보니, 사람들이 선호한다고 우르르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다.
아주 긴 1년의 시간동안, 나는 나를 잘 알지 못했다는 죄로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고,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1년 후에 퇴사를 선언했다.
퇴사를 해보니, 내가 첫취업에 실패한 이유는 딱 한가지였다.
내가 어떤사람인지 몰랐다는 것
나는 좋은 학생이였고, 열심히 공부 했지만, 그건 대학에서였고 일을 하려는 목적의식이 없었다.
특히 무슨 일을 할지 전혀 감이 없었고, 그냥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업을 가지면 다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
큰 오판이였다.
엑셀, 많은 숫자보다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영어는 못하지만 손재주는 좋은 사람이
명품이나 의류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
명품바잉MD라니, 아주 웃기는 일이다.
심지어 다니면서 느낀것은, 1) 의류업은 하향산업인데다 3D업종이라는 것, 2) 꼰대문화가 나와 맞지 않다는것, 3) 10년후 내 모습이 될 과장(사수)의 모습이 너무 별로 였던 점(연봉, 삶 등), 4) 일에 재미도 의미도 없었다는 점 이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가 왜 명언인지 알게 되는 값진 실패 경험이였다.
이 글을 우연치 않게 볼 사람들은 부디 나처럼 나자신을 모르고 그냥 취업하지 말고, 산업의 동향도 알고 어떤 일을 하는 지도 조사해보고 10년후의 내모습도 그려보고, 내가 뭘 잘 하는지도 생각해보고 취업하길 바란다.
이렇게 나의 첫 취업실패기는 끝이다.
다음엔, 나의 두번째 실패기 제조공장 관리한 경험과 대학원 진학, 컨설팅 업에 들어오기 까지를 차례대로 정리할 예정이다.
그럼, 다음에 또봐요!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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